『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2024년 독서 동아리 대망의 한 학기를 장식할 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쟁쟁한 후보군들 중에서 가장 짧은 책이라서 선정된 건 절대 아니다! 개인적인 이 책의 특징이라고 뽑자면 여태 읽은 짧은 도서들은 함축적 의미가 많은 반면 이 책의 경우에는 일차원적인 결말이나 사고점들이 많았다. 카프카의 '변신'이 왜 유명한지 다시금 알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큰 에피소드를 세 가지 보자면 <1. 깊이에의 강요> <2. 승부> <3. 장인 뮈사르의 유언> 이렇게 볼 수 있겠다. 짧았던 만큼 써 내려갈 서사도 짧을 것 같다. 사실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은 책인 것도 같다. 전에 읽은 책이 너무 재밌고 다차원적인 생각을 하게 뜸해서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1. 깊이에의 강요>에서는 한 비평가의 말과 그 말을 대중에게 알리게 한 언론이 한 명화가를 어떻게 파멸시켰는지가 서술된다. 관점은 두 개로 나누어서 보았는데, 첫째로 미디어와 언론의 물타기로 한 개인이 어떻게 파멸로 이끌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이 책이 쓰인 시기도 그렇고 현재 시대도 그렇고 왜 언론들은 자기들이 쓴 기사나 시사로 부정적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가? 최근에 안타깝게 떠난 배우만 봐도 법적 심판이 나기 전에 이미 유죄인 마냥 기사를 쓰는 것 보면 정말 안타깝다. 어느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 말대로 '돈 많고 아무도 자기를 모르는 것'이 좋다는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한 것 같다.
<2. 승부>에서도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보았는데 우선 '외적 이미지가 주는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체스 고수인 '쟝'과 대비되게 초보인 청년은 옷도 단정하며 담배도 피우지 않고 훈훈한 이미지로 '떠오르는 신인'이라는 인식에 외적 이미지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어딜 가면 본인이 이미지를 단정히 꾸미는 건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챕터를 읽으며 드는 생각이다. 물론 외적 이미지가 그렇다는 말이지 패배하기 마지막 수에 한 비매너 행위와 말들은 결국 외적 이미지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성이랑 같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에 '쟝'이 자신이 패배하여 체스판을 떠난 것은 왜일까? 생각해보면 이미 많은 전략를 아는 고수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수지만 자신감 있게 두는 청년을 보고 본인의 도전적 패기와 용기가 없다고 판단하여 졌다고 생각한게 아닐까? 분명 악수를 둔 것이지만 묘수라는 생각에 고뇌한 '쟝' 입장에선 충분이 그러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패기' , '용기', '자신감' 이 것들은 어느정도 젊은 때 가지면 좋은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에 나열한 것은 인생의 어느 시기가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3. 장인 뮈사르의 유언>에서는 대체 이 에피소드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궁금했다. 아무리 봐도 자기 망상에 빠진 사람의 말로를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느낀 점이라면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고 탐구하고 연구한 것이 실제 맞다고는 못한다고 해야 할까.. 타자 혹은 사회적 소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여겨진다.
오랜만에 짧은 책을 읽어보니 간편한 마음으로 기분 전환 하면서 읽기에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600,700페이지들이 책 보다 접근하기 좋은 것 같다. 독서의 습관을 지니고 싶다면 짧은 책들을 완독해 나가며 읽는 것도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