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독서 동아리 때문에 다음 책을 찾아보던 와중 유튜브 쇼츠에서 초반 줄거리 설명을 알게 되어 다음날 도서관에서 바로 빌려 보았다. 또 알고 보니 세계문학 수상작 이래서 더욱 흥미가 이끌렸다. 각각 주인공인 명주와 준성이 13평 임대아파트 701호,702호에서 서로 보호자를 모시며(모셨던..?)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로 다소 충격적이며 슬펐다.
우선 준성의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26살 준성은 대리기사로 일하고 있으며 뇌졸중을 앓아가고 있는 아버지를 모시고 있으며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아버지 재활운동과 돌봄을 하고 있으며 저녁에는 대리기사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돌아오고 있는데 아버지가 화상을 입으셨단 소식을 듣게 된다. 항상 아버지에게 가스 불은 위험하니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라고 강조하며 말했지만 몰래 사용하다 허벅지 안쪽에 심하게 화상을 입게 되었다. 이 일로 아버지는 더욱 쇠약해지고 화상에 대한 치료비와 재활에 대한 엄청난 부담이 생겼다. 이 와중에 대리기사 일을 하다가 외제차 주차를 하다가 사고를 내어 들었던 보험으로 해결하려 했는데 알고 보니 보험중개 쪽에서 보험비의 절반을 횡령하고 있어 사고수리비를 전체 부담하게 되어 준성은 정말로 힘들게 되었다. 그렇게 차주에게 사고비로 시달리면서 어느 날 아버지 목욕을 시켜주던 때 아버지가 넘어져 머리에 피를 흘리며 죽게 된다. 이를 목격한 명주가 자기가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며 자기도 지금 비슷한 처지라고 말해준다.
명주는 50살 이혼녀로 이혼 후 근근히 백화점 캐셔와 공장에서 일을 하다 사고로 한쪽 발에 화상을 입어 원래 원룸에 살다가 어머니랑 같이 살게 되었다. 어머니랑 살 때 초반엔 건강하셨는데 치매가 생겨 어머니를 간호하며 어머니의 연금 100만 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어머니랑 대판 싸워 분을 식힐 겸 노래방을 갔다가 다시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죽어있었다. 죽은 어머니를 보며 힘들어하던 와중 계좌에 연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보고 어머니를 사망 신고 하지 않고 조립식 관에 넣고 방 안에 두어 관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 앞으로 진천할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문자가 왔는데 알고 보니 정신이 온전하셨을 적에 각각 100만 원 총 200만 원을 모아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던 사람이었다. 의아한 건 100만 원 정도 되는 돈을 집 안 어디에 찾아봐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딸이 찾아봐 집안을 뒤지다 바닥에 노랑 장판을 건드리다 장판 아래에 돈다발과 본인도 몰랐던 어머니 고향인 증평에 관한 땅문서를 발견했다. 이에 명주는 어머니를 거기에 묻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연히 옆집 준성의 아버지의 사망을 보고 자기도 지금 어머니를 죽은 채로 모시며 연금을 받고 있으니 너도 실종신고를 하고 5년이 지나면 사망선고를 해주니 그동안은 아버지 연금 60만 원을 받으며 공부하여 원하던 물리치료사가 되어 너의 길을 살아라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준성도 승낙하고 명주는 준성의 아버지와 자기 어머니의 관을 자기 짐과 함께 이사하여 증평으로 떠나며 이야기는 끝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고 '왜 이 책이 세계문학 수상작인가?' 의문을 품었다. 왜 이렇게 우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수상작일까...하고 생각하던 와중에, 같은 동아리 부원분이 '이런 작품은 세상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있어야만 하는 책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세상 많고 많은 이야깃거리 중 누군가는 꼭 이야기할만한, 해야 하는 책이던 것이었다.
평소에 글쓰는 것에 관심이 있었고 어떻게 글을 쓰고 무엇을 쓸지에 관해 고심하던 차에 내 고민을 정확히 관통한 해결책을 주었다. 그러고 작가란 '다른 차원 세계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고 하였는데 정말 와닿았다. 나 스스로는 캐릭터들을 어떻게 주도하며 통제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이런 관점으로 생각하니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는데 다른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나중에 취업하고도 작가로서의 삶을 꼭 살아 가려고 한다. 죽기 전에 나름 책 한 권 정도는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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