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세면대 배수구를 뚫었다. 대략 3개월 전부터 막혀서 처음에는 머리카락 때문에 막힌 줄 알고 머리카락만 제거하였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 그냥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들어가 있었네?' 정도. 그로부터 갑자기 오늘 우연히 샤워하기 전 '오늘은 해결책을 찾아봐야겠다' 하고 구글링을 하니 빨대로 막힌 부분을 쑤셔주면 쉽게 뚫린다는 것이다. 바로 집에 남아있는 빨대로 세면대 배수구를 콕콕 찔러보니 금방 뚫려서 더 이상 미련하게 세면대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문득 생각든 것은 이랬다. '왜 내가 문제 인식을 하고 완전히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방치하여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해결하게 되었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냥 씻을 때마다 갇힌 물을 퍼내는 것이 해결 방안을 찾아 해결하는 것보다 더 심플하고 덜 귀찮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날로 갈수록 퍼내는 것이 더 귀찮았고 그러한 귀찮음에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도저히 안보였다. 이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느 순간 문제로 인식했던 것들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여버린 것 같다.
이 얼마나 무지한 생각과 행동인가? 이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태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귀찮음 혹은 두려움으로 해결을 회피하여 문제를 덮어버리고 안주하며 살아간 경우가 얼마나 많았을까? 객관적 시각과 메타인지가 매우 필요하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의식적 사고와 문제의 인식 및 해결에 대한 능동적 행동으로 단순 반복 노동으로 문제를 타파하려고 하지 않고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여 전보다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야겠다.
그럼 우선 집 가서 냉장고 정리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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